[크림슨 창업지원단 2019 초기창업패키지 지원기업: 스티팝]
기사원문: 포브스가 주목한 동갑내기 창업자 “불도저 같은 실행력 강점” (biz.chosun.com)
[이코노미조선]
[Interview] 이모티콘 플랫폼 스티팝 조준용·박기람 공동창업자 겸 대표
또래가 대기업 입사를 염원할 때,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한 90년대생이 늘고 있다. 이들의 나이는 현재 23세에서 32세. 20·30대 초반에 이미 CEO가 된 것이다. 지금, 90년대생은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 주역이 되고 있다. 90년대생 창업자와 이들을 바라보는 투자업계는 90년대생에게 창업은 이미 익숙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외에서 모바일 1세대로 성공한 창업자들을 보며 자란 이들은 스마트폰 발전과 맞물리는 아이템을 찾아 창업하면 어린 나이에 큰 부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습득했다. 또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의 ‘낀 세대’인 이들은 트렌드를 재빨리 포착할 수 있는 능력과 환경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부모 세대보다 해외 진출에 거부감이 없으며 영어가 익숙한 점도 이들의 강점이다. 이에 ‘이코노미조선’은 90년대생 창업자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창업 신(新)주류 90년대생’을 기획했다. [편집자주]
(왼쪽부터) 조준용·박기람 스티팝 공동창업자 겸 대표. /스티팝 제공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의 30세 이하 리더(소비자 기술 부문) 2022′에 이름을 올린 1992년생 청년들이 있다. 이모티콘 솔루션 플랫폼 ‘스티팝’의 조준용, 박기람 공동대표다. 포브스는 매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22개 국가를 대상으로 예술, 금융, 벤처캐피털, 기술, 유통 등 10개 분야의 주목받는 30세 이하 리더를 뽑아 발표한다.
스티팝은 온라인 서비스 내 댓글, 메신저, 프로필 등 커뮤니티 기능에 활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을 제공한다. 아울러 이모티콘 작가와 기업을 연결해주는 소싱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가령 이모티콘 작가나 캐릭터 제작사가 스티팝 플랫폼에 이모티콘을 등록하면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연결해주고 수익을 배분하는 식이다.
이 회사는 특히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이모티콘 사용이 덜 활성화한 것을 주목, 적극적으로 겨냥한 결과다. 현재 스티팝 서비스 이용자 2000만 명 중 90%가 해외에서 나온다. 35개국 5000여 명의 이모티콘 작가가 스티팝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15만여 개의 이모티콘을 5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또 500여 개 고객사 중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캔바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이 있다. 스티팝은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 롯데벤처스, 스트롱벤처스 등으로부터 약 4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글로벌 소셜미디어(SNS) ‘스냅챗’ 개발사 ‘스냅’이 투자한 첫 한국 스타트업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스티팝은 고등학교 동창인 두 대표가 대학생이던 2017년 의기투합해 세운 회사다. 조 대표는 “당시 국내에서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활성화하는 것을 보면서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며 “스마트폰을 비롯해 사람 사이 소통의 창구가 디지털화하는 세상에서 이모티콘은 텍스트만으로는 담을 수 없는 감정 등을 표현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스티팝 콘텐츠를 활용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코노미조선’은 6월 27일 두 대표를 만나 창업 스토리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스티팝 서비스 이미지. /스티팝 제공
함께 창업한 계기는. 취업보다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조준용 “고등학교 기숙사 룸메이트였다. 그때부터 친하게 지내면서 창업 얘기를 많이 했다. 뭔가 긍정적인 영향, 변화를 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모티콘을 창업 아이템으로 먼저 생각한 건 박기람 대표다. 박 대표가 2018년 대학교 창업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아이디어 사업화를 구체적으로 준비했고, 내게도 합류를 권유해 함께하게 됐다. "
박기람 “서로 다른 대학에 가서도 창업 얘기를 계속했었다. 사실 창업할까, 취업할까, 고민도 안 했던 것 같다. 그냥 자연스럽게 창업을 할 거라고 생각했고, 어떤 창업을 할지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
왜 ‘이모티콘’이었나.
박기람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떤 커뮤니티 사용자든지 자신을 쉽게,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이모티콘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더해서 이모티콘 작가의 수익, 창작 활동을 지속해서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는 한국 시장에서 이모티콘 작가들이 억대 수익을 내는 등 성공 사례를 이미 봤다. 이를 통해서 작가는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었고, 사용자는 더 좋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우리도 그런 걸 하고 싶었다.”
창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박기람 “당시 스타트업들이 대학이나 기업에서 주관하는 스타트업 피칭 대회에 참가하는 식으로 창업 자금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성신여자대학에서 주관한 창업 피칭 대회에서 1등을 해 받은 상금 300만원을 법인 설립 자금으로 활용했다. 이후 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고려대학교 투자도 받았다.”
‘스냅’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조준용 “2019년 말 정부 사업 관련해서 미국 출장을 가게 됐는데, 우연히 스냅 본사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그 자리에서 우리 서비스를 소개했는데 그쪽에서 먼저 ‘좋은 것 같다. 한 번 더 미팅하자’고 반응이 왔다. 사실 2~3년 전부터 ‘우리가 스냅이랑 일할 수 있을까’ 그런 얘기를 했었다. 그래서 그 기회가 왔을 때 목표한 걸 하나 이뤘다는 성취감을 느꼈다.”
박기람 “2020년 초 다시 미팅을 했고, 결과적으로 스냅에서 주관하는 ‘옐로(Yellow)’라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최종 선정됐다. 1년에 10개 회사 정도만 선정하는 프로그램으로, 당시 2월부터 5월까지 진행했다. 이후에 스냅에서 직접 투자도 받았다. 이게 해외 진출의 실질적인 기반이 되기도 했다.”
친구와 회사를 운영하는 것의 장단점과 주의할 점이 있다면.
조준용 “오랜 친구 사이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신뢰를 이미 구축한 상태에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해야 하거나, 운영이 어려운 순간이 오는데 신뢰 덕분에 잘 극복했던 것 같다.
사실 창업 초반에는 정말 누구의 논리가 더 맞는지 계속 논쟁했다. 그러다가 내 주장이 틀린 경우도 있었고, 박 대표 의견이 틀린 때도 있었다. 무조건 내 의견이 맞는 것이 아니란 걸 깨달으면서 서로의 의견을 더 존중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의견이 어느 정도 조율되면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장에 테스트해보고, 부족하거나 틀린 부분을 신속히 개선하는 방식으로 일한다. 다만, 친구 사이라서, 혹은 친구 사이가 멀어질까 봐 서로에게 줘야 할 피드백을 주지 않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는 등의 행동은 주의해야 한다. 회사는 학교 동아리나 소모임이 아니다.”
스티팝의 인기 이모티콘들. /스티팝 제공
창업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조준용 “초창기에 돈이 너무 없다 보니 1억원 정도 돈을 빌리게 됐는데, 갑자기 빚쟁이가 된 기분이었다. 불확실성의 연속인 상황에서 대출이 생기니까 멘털 관리가 힘들었다. 또 둘 다 휴학하고 창업을 한 거였는데, 친구들은 졸업해서 대기업에 취업하기도 하고 그러는데 우리는 당장 어떤 결과가 안 보이는 상황이 계속되는 게 견디기 좀 힘들었다.”
90년대생 창업자만의 특징, 강점이 있을까.
조준용 “실행력이다. 결국 본인이 하고 싶어서 회사를 차리지 않나. 그걸 이루기 위해 불도저 같은 실행력이 나온다. 그렇다고 너무 시끄럽지는 않지만, 계속 꾸준히 밀고 나가는 특성이 있는 것 같다.”
박기람 “90년대생은 소위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에 낀 세대다. 다양한 특성의 세대층과 기술 변화를 직접 경험했다. 그래서 폭넓은 소비자층,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력, 습득력이 빠른 게 강점인 것 같다.”
후배 창업자들에게 조언해줄 말이 있나.
조준용 “‘젊음’이라는 강점이 있는 그 시간을 충실하게 활용했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 논리나 근거가 뒷받침된다면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무조건 실행에 옮기는 걸 권한다. 다만 체계적으로 단계를 잘 설정해서 밀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
박기람 “주변에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은데, ‘좀 더 준비되면 시작해야지’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완벽히 준비되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분명 비판도 받고 실패도 있을 수 있다. 중심을 잘 잡고 무시할 건 과감히 버리되 기억하고 들어야 할 건 귀담아듣고 새겨야 한다. 그게 다 자양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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