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크림슨창업지원단입니다.
스타트업 인터뷰 네번째 주자로 남성 화장품 전문 브랜드 <볼드박스(Boldbox)>의 박인엽 대표를 만나보았습니다!
?1. ‘볼드박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볼드박스(Boldbox)’는 남성 화장품 전문 업체로, 한국에서 제조한 남성 화장품을 아마존을 통해 미국 시장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직 미국 내 남성 화장품 시장이 한국 남성 화장품 시장만큼 성숙하지 않아서 저희가 진입할 좋은 타이밍이라 생각했습니다. 시장이 초기 단계다 보니, 기존의 남성 화장품은 여성 화장품을 단순히 외적 측면에서만 약간 변형하여 출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성 화장품의 경우 같은 기능의 화장품에도 피부 타입 별로 여러 종류가 있는데, 남성분들은 이걸 굉장히 불편하고 어렵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기능을 하나의 제품에 넣어서 쓰기 편하게 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남성 화장품 제품을 크게 제품군으로 나눠보면 에프터쉐이브, 모이스쳐라이져, 세럼 등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남성분들은 단계별로 여러 개 바르는 걸 귀찮아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한 번에 바를 수 있는 모이스쳐 라이져를 개발해서 출시했습니다. 또 지금 출시 및 판매 준비 중인 다른 제품은 면도(쉐이빙 크림)와 클렌징(페이스 워시)를 한 번에 하고 씻어낼 수 있는 제품입니다.
2. 화장품 개발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한국콜마와 함께 개발합니다. 콜마 측에서 제품 베이스를 만들어주시면 저희는 기획 측면에서 어떤 포인트를 살릴지 고민합니다. 특정 성분이 화학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하면 빼달라고 하거나, 마케팅적으로 어떤 부분을 강조할지 고민하는 식으로 ‘샘플링’ 작업이 진행됩니다.
3. 미국 시장을 타겟으로 브랜드를 변경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래는 한국 시장을 타겟으로 ‘웬아이그룸(When I groom)’이라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였으나 프라이머라는 엑셀러레이터에게 투자를 받으면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이때 엑셀러레이터와 함께 미국 시장에 진출하자는 목표를 새로 세웠습니다. 큰 무대를 꿈꾸며 국내 브랜드는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제품을 미국으로 가져가지 않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 이유는 새로운 시장은 새로운 제품으로 전혀 다르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피부 자체도 다르지만, 한국인 타겟의 브랜딩과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브랜딩은 다릅니다. 한편 한국에서 제조하여 미국으로 보내고 있어서, made in Korea의 품질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4. 왜 아마존을 초기 판매 채널로 설정하셨나요?
오프라인으로 바로 진출하기에는 소화해야 하는 수량도 많았고, 현지 유통 네트워크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은 미국 내 점유율이 50%에 달하고, 성공 시 다른 글로벌 시장으로도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장 가능성이 큰 채널입니다. 시장조사 단계에서 아마존 내 경쟁사 제품들을 구매하여 분석했는데 더 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만든 우수한 제품을 온라인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팔아 가격경쟁력도 뛰어납니다.
‘간편한’ 이미지의 브랜딩을 하는 차원에서도 아마존을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다. 아마존은 ‘하루 배송’이 가능한 보편적인 채널이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30일 이내에 반품 가능한 제도가 있습니다. 구매할 때도 부담가지지 않고 고민 없이 살 수 있게 해서 ’쉬움의 가치’라는 브랜드 자체의 정체성과 일치시키려고 했습니다.
5. 해외 시장 진출의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언어입니다.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에 어감이나 감성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부분에서 사소한 포인트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현재 외국인 친구가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로 돕고 있는데, 향후 미국인 친구들을 더 채용할 예정입니다.
타겟 소비자를 정할 때는 인터뷰를 많이 했습니다. 아마존 리뷰 데이터 분석을 통해 ‘향이 안 좋다, 너무 greasy하다’ 등 기존 남성 화장품의 불만을 파악했지만, 리뷰 자체는 굉장히 단편적인 이유라 생각했기 때문에 인터뷰를 중요시했습니다. 2월, 7월 두 차례에 걸쳐 시장 조사를 위해 미국에 방문했습니다. 남성 화장품 사용의 본질적인 이유를 알고 싶어서 인터뷰를 진행하며 어떤 불편함을 겪고 있고, 어떤 이유 때문이었는지를 상세하게 조사했고, 브랜드의 방향성을 정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6.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사실 연대 출신인데(웃음), 연합 창업 학회 인사이더스로 시작을 했습니다. 저희 팀은 처음에 연대 2명, 고대 2명으로 시작했고, 이대 출신 디자이너가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인사이더스는 실전 창업 학회여서, 이론적인 부분보다는 직접 창업을 경험해보고, 이에 필요한 소스를 알려주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일례로, ‘10만원 프로젝트’의 경우 10만 원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이 우승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입니다. 실전처럼 팀을 결성해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기도 하고요.
창업 학회에 들어간 계기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사실 경제학과인데요. 한국은행을 준비하면서 알바, 인턴도 경험해봤습니다. 공기업은 한번 들어가면 30년 이상은 그 직업에 종사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반복되는 일상이 재미가 없고 루즈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4학년으로 복학하고, ‘마지막 일탈’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막상 해보니 정말 재밌었습니다.
논리적으로 ‘과연 이게 될까’라고 조금은 경직된 마인드로 접근하는 경제학적 접근과 달리 아이디어를 어떻게 살려볼지 고민하는 열린 창업의 마인드 자체가 좋았습니다.
7. 창업 초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2017년 12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회사이니 시작한 지 2년이 조금 안 되었습니다. 초기에 가장 어려웠던 점은 모든 스타트업 기업이 그렇듯 ‘자금과 경험의 부족’이었습니다. 저희는 화장품 만드는 제조업이라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투자금이 있어서 더욱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공모전, 정부 지원사업, 동아리 지원금을 처음 받는데 고생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학생이라 당장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경험 부족도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특정한 위기 상황에 봉착할 때마다도 매번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8. 좋은 파트너나 팀원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데 볼드박스의 팀 문화는 어떠한가요?
동아리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팀 빌딩 자체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팀원을 모집할 때 창업을 진지하게 할 생각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봤던 것 같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아이템을 할지 모르니까 특정 분야에서 특출 난 능력이 있는 사람보다는 어려움이 있을 때 잘 헤쳐나갈 수 있는 강인한 마인드가 있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오히려 그래서 어려운 부분이 많기도 했습니다. 사이트 개발할 때도 전문 인력이 없어서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팀원들끼리 일상적으로 회의, 얘기를 정말 많이 했고, 팀원들끼리 의지하고 친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계속해 온 친구는 3명이고, 지금은 멤버가 늘어 총 6명입니다.
9. 대학생으로서 창업하는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부분 창업 관련 강의를 가면 ‘대학생 창업은 잃을 거 없어요’라고 말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만 ‘잃는 것도 많지만 얻는 것이 훨씬 많다고’ 좀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나이대에 누릴 수 없는 경험과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말 많은 걸 얻어간다고 생각합니다. 배울 점이 많은 좋으신 분들을 연락만 드리면 만나볼 수 있고, 그분들에게 배우고, 또 제가 책임을 지고 선택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큰 성장입니다.
10. 교내 창업지원 내용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과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고대에서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경영대학 스타트업 연구원과 크림슨 창업지원단에서는 사업화 자금과 각 1년 씩 사무실을 지원받았고, 산학협력단에서도 지원을 받았습니다. 금전적인 부분도 큰 도움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만난 분들 모두가 저희에게는 큰 도움입니다.
아쉬운 부분은 없습니다. (웃음) 창업을 고려하는 분들이 많을 거 같은데, 자교에서 받는 게 가장 초기 단계에 도전하기 어렵지 않은 지원이기 때문에 많이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타트업 리더분들도 보다 많은 사람이 알 수 있게 널리 홍보를 잘 해주셨으면 합니다.
11. 창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멘탈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위기에 봉착하고, 팀원들끼리 의견 충돌도 많거든요. 대부분은 정답은 없으니까, 어떤 현안이 주어질 때마다 힘듭니다. 하지만 창업이라는 것 자체가 어려움을 겪어야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기를 잘 버텨내는 긍정적인 자세가 중요합니다.
리더로서는 사안에 따라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하는 임기응변 능력이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더는 구성원 모두를 케어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항상 일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때그때 다른 요구나 의견의 포인트를 정확히 캐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2. 회사 운영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 무엇인가요?
원칙이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웃음) 모든 것이 변할 수 있고, 우리는 시장 상황에 맞춰 계속 변화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다르다.’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학생이라 경험도 없고, 실력도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해서, 저희가 예전에는 맞다고 추진하던 것이 실력을 쌓고 보니 아닌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해진 원칙을 두지 말자‘가 원칙이라면 원칙일 거 같습니다.
13. 창업할 예정인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개인 성향이 어느 쪽에 맞는지를 먼저 고민하셔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안정적인 삶을 선호하고, 학문적인 성취를 즐기실 수 있을 텐데, 저는 그런 쪽은 아니었거든요.
단, 창업을 결심하셨다면 ‘할 거면 제대로 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은 창업을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되어 있고, 지원 체계도 잘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해 보자는 마인드가 아니면 본인한테도, 주변인한테도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절실하지 않으면 크게 얻는 것이 없고, 혹시나 잘못되었을 때도 아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근데, 저는 이걸 낭비라고 생각하거든요. 팀원들도 각자에게 역할이 있을 텐데, 제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이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거 같아서, 할 거면 진지하게 하라고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몰두’하는 상태여야 합니다. 자다가도 갑자기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는데, 그런 몰입한 정신 상태여야 제대로 도전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크림슨 창업지원단에서는 누구든 창업에 관심만 있다면 다 도와주려고 하시니까, 주저하지 마시고 창업 지원단의 문을 두드리셨으면 좋겠습니다!
14. 볼드박스가 사람들에게 어떤 기업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앞으로의 목표는?
‘일하는 우리부터 즐거워야 제품을 쓰는 사람도 즐거울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브랜드 차원의 목표는 제품을 남성들이 간편하고 쉽게 쓸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Boldbox’의 ‘Bold’가 ‘대담한’, ‘자신감 있는’, 의 뜻이 있는데요. 궁극적으로는 화장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남자들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을 다양하게 생산하는 브랜드로 자리하고 싶습니다.
by.스타트업리더 3기
[출처] <스타트업 CEO 인터뷰> #4. 볼드박스(Boldbox)|작성자 크림슨창업지원단